Paperless이야기

​[DX 인사이트] 전자문서법 개정에도 여전히 '종이'를 못 버리는 진짜 이유 3가지

서비나라 2026. 1. 31. 12:3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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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안녕하세요. 서비나라입니다.

​기업 현장에서 디지털 전환(DX)을 추진하다 보면 가장 흔하게 부딪히는 벽이 있습니다. 바로 "이거 종이 원본 없어도 진짜 괜찮은 겁니까?"라는 질문입니다.

​분명 2020년, 정부는 '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(이하 전자문서법)'을 개정하며 "전자문서도 종이문서와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는다"라고 천명했습니다. 논리대로라면 사무실의 캐비닛은 텅 비어야 하고, 우리는 태블릿 하나로 모든 결재와 감사를 처리해야 합니다.
​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? 여전히 중요한 계약서나 증빙 서류는 스캔 후 '이중 보관'하는 기업이 대다수입니다. 도대체 왜 법이 바뀌었는데도 현장의 종이는 사라지지 않는 걸까요? 오늘은 그 구조적인 이유와 현실적인 쟁점을 짚어보겠습니다.

1. 법은 바뀌었지만 '개별법'의 장벽은 높다
​가장 큰 이유는 법 체계의 충돌과 해석의 모호함입니다. DX 실무자로서 이 부분을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.

​🛑 법령 해석의 3단 구조 (Legal Guardrail)
​조문 요지 (Fact):

개정된 전자문서법은 '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효력이 부인되지 않는다'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채택했습니다. 즉, 별도의 규정이 없으면 전자문서도 유효합니다.

효력 범위 (Interpretation):
이는 상법이나 민사소송법 등에서 요구하는 '서면'의 요건을 전자문서가 충족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. 이론적으로는 종이 보관 의무가 사라진 셈입니다.

​실무 주의점 (Caution):
단, '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'는 예외입니다. 금융, 건설, 의료 등 특수 분야의 개별 법령이나 감독 규정에서 여전히 "원본 서면을 비치하라"고 명시하거나, 감독 기관이 관행적으로 종이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.
​결국, 기본법이 열려 있어도 실무 부서 입장에서는 "혹시 모를 규제 위반"을 피하기 위해 종이를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.

​2. '진본성(Originality)' 입증의 부담과 비용
​종이를 버리려면, 내가 가진 전자파일이 "위·변조되지 않은 원본임"을 100%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. 여기서 비용과 기술의 문제가 발생합니다.

​무결성 증명의 어려움: 일반적인 PDF 파일은 수정이 쉽습니다. 법적 분쟁 시 "이 파일이 작성 당시의 원본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다"는 것을 기술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.

​신뢰스캔과 공인전자문서센터: 이를 해결하기 위해 '타임스탬프(TSA)' 기술이나 '공인전자문서센터(공전소)' 보관이 권장됩니다.
​하지만 공전소 이용은 보관 비용이 발생합니다.

​기업 입장에서는 "창고 보관료 vs 공전소 이용료 및 시스템 구축비"를 저울질하게 됩니다.

Insight: 많은 기업이 초기 구축 비용과 매년 발생하는 유지 비용 때문에, "그냥 창고에 쌓아두는 게 싸다"는 결론을 내리기도 합니다. 이는 DX를 비용 관점으로만 접근할 때 생기는 전형적인 오류이기도 합니다.

3. "감사 나오면 어떡해?" 관행과 인적 저항
​사실 기술이나 법보다 더 무서운 건 '사람의 습관'입니다. 제가 팀장으로서 현업과 소통할 때 가장 많이 느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.

감사 및 감독 관행: 외부 회계 감사나 세무 조사, 감독 기관의 검사가 나올 때, 감사인들은 여전히 종이 서류를 넘겨보며 확인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. "모니터로 보여주세요"라고 하면 불편해하는 경우가 실무에선 꽤 빈번합니다.

책임 회피 심리: 담당자 입장에서는 전자문서 시스템 오류나 해킹 리스크를 지느니, 확실한 물증인 종이를 남겨두는 것이 마음 편한 선택입니다.

​💡 결론: 완전한 페이퍼리스로 가는 길
​전자문서법 개정은 '가능성'을 열어준 것이지, 모든 '장애물'을 치워준 것은 아닙니다. 종이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단순히 스캐너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다음 단계가 필요합니다.

법무 검토 선행: 우리 회사의 문서가 적용받는 개별 법령(상법, 국세기본법 등)을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.

프로세스 혁신: 종이를 스캔하는 것이 아니라, '태생적 디지털(Born Digital)' 문서로 생성되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합니다.

변화 관리: "종이가 없어도 안전하다"는 것을 내부 구성원과 경영진에게 데이터로 설득해야 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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